사랑했던 사람의 키스를 바라봐야했던 기분

과제를 하던 중 문득 심심함을 느끼고 친구놈들의 블로그를 순회하던 중,

한 녀석의 블로그 옛글에서 그 녀석이 애인과 키스를 하고 있던 사진을 다시 보게됐어. 참 알콩달콩하게 사귀었었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어째서인지 이놈도 지금은 깨졌고.


그런데 문득 이 사진을 보는 순간 군시절의 옛기억이 떠오르더라구.


군시절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고 나서, 한달 뒤. 그러니까 크리스마스쯔음 이었던 것 같아. 그 한달을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도 없고, 정신없이, 아니면 죽지못해 살았던 것 같기도 해. 기억나는 건 그냥 개추웠다는 것과 병신드랍질을 반복하고 있었던 모습들 ㅋㅋ


어쨌든 우연히 잠시 컴퓨터를 잡게 될 기회가 찾아왔어. 지금이나 그때나 세간에서 말하는 Cool~ 함과는 거리가 멀어서인지 난 전 여친의 블로글 찾아들어갔고, 문제의 사진을 보게 됐지.

웬 놈팽이랑 껴안고 키스하고 있는 사진을 찍어서 올려놨더라고. 헤어진지 이제 겨우 한달이 지났을 뿐이었는데. 그리고 그 사진의 밑에 써있던 문구는 아직도 뇌리에 생생해.


'날은 추웠고, 님의 품은 따뜻했다.'


그래, 저 놈이 너의 새로운 '님'이더냐.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그때의 충격은 이별을 통보받은 순간보다도 더 했고, 친조모께서 돌아가셨을 때보다도 심했어. (후레자식을 용서하소서)


그 얘가 나에게 조금이라도 배려가 있었다면 그런 사진을 올리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헤어져서 남이 되버린 상대에게 할 배려따윈 아마도 없었던 거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어. 게다가 벌써 2년도 다되어가는 옛일이기도 하고.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 여자에게 '인간적'인 불신을 갖게 된 건. 물론 한가지 예로 전체를 파악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건 잘 알아.


하지만 사람은 논리적인 동물이 아니야. 많은 사람 사람들이 착각하는 부분인데, 사람은 감정에 좌지우지 되는 동물이라구. 괜히 감성 마케팅이 뜨고 있는 게 아냐.


여자? 좋지.


난 솔로는 싫어. 남자로 태어나서 여자가 좋지 않다면 그건 게이든지, 고자든지. (아니면 말고)


하지만 좋은 것과 신뢰의 문제는 별개의 것이라서 말이지.


지금의 여친?


솔직히 말해서 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내 감정과는 별개로 이 여자처럼 날 좋아해주는 여자는 찾기 힘들거야. 하지만 그래도 난 얠 믿진 않어. 앞에서 믿는 '척' 해줄 뿐이지.


추억이 언제나 아름답지만은 않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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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밑동구름 2009/10/12 08:37 # 답글

    사랑하는 사람과 남의 입맞춤을 눈 부릅뜨고 보아야 한다면...... 어우...... 갑자기 현기증이......
  • malloc 2009/10/12 19:03 #

    식음을 전폐하고 싶었으나 짬밥부족으로 닥치고 밥먹어야 했던 시절.
  • 치우쇠 2009/10/12 20:39 # 답글

    ㅠㅠ 인간불신 ㅠ 가슴이 아프네요
    뭐 저도 지금 비슷한 사정이긴 합니다만
    아직까지는 키스하는 사진은 못봤네요 ㅋㅋ 사실 블로그 주소를 모르는 탓도 있긴하지만
    이건 잘된건가;
  • malloc 2009/10/14 23:06 #

    모르시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잊기도 쉽고.
  • onyxknight 2009/10/13 22:43 # 답글

    제가 군대에서 그랬다면 총기함 열쇠를 훔쳤거나 케이블타이를 들고 보일러실로 들어갔을 겁니다.
  • malloc 2009/10/14 23:05 #

    다행히 전 소심한 놈이었던지라 ㅡ_-
  • 바람의노래를 2009/11/09 18:10 # 삭제 답글

    참..세상에는...젖같은 여자 ...많습니다.. 마지막 말이 너무 슬픕니다....이런 현실이 ㅠㅠ
  • malloc 2009/11/09 19:36 #

    젖같은 여자 많죠. 젖 같은 남자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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