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는 포스팅이고 뭐고 쓰기 귀찮았지만, 원래 한번 미루면 끝까지 미루게 되는 성격이라 할 수 있을 때 후딱 해버리자는 생각에 작성한다. )

나는 남들과는 좀 다른 특징이 있다. 애인의 과거 지나간 연인보다는 이별 후에 그녀가 새롭게 사귀고 있는 연인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신경이 쓰이고 괴로워하는 편이다.
물론 전에도 밝혔다시피 연인의 과거에 대해서도 아예 신경을 끄고 사는 건 아니지만, 열어봐야 하등 도움이 될 것이 없는 판도라의 상자라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라도 과거는 묻지도 않고, 설령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도 크게 의식하지 않는 편이지만... 나와의 이별 후에 그녀가 새롭게 만나는 연인에 대해서는 참지못할 분노와 질투를 느낀다.
어떻게 보면 헤어짐의 그 순간보다도, 후에 들려오는 (혹은 스스로 알아낸) 그녀의 새로운 연인의 존재에 대해서 더욱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비록 연애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돌이켜보면 지금까지의 연인관계는 하나같이 상대의 이별통보로 끝을 맞이하였다. 어렸을 때 잠깐 사귀었던 그녀도 그러하였고, 군대에서 휴가를 막 앞둔 시점 부대내 공중전화 박스를 통해 나에게 헤어짐을 통보했던 그녀도 그러하였고, 지금 날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 그녀 또한 그러하고...
물론 헤어짐의 순간은 괴롭고 슬프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헤어진 연인이 내가 아닌 또다른 연인을 만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충격만큼은 아니다. 이미 헤어진 사이에서 이러쿵 저러쿵할 권리도 이유도 없지만, 여전히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헤어진 연인이 나를 잊고 새로운 연인을 만들었다는 것은 이별보다도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럴 때면 이별의 순간보다도 더욱 깊은 우울과 자책, 그리고 원망이 찾아온다. 그리곤 알지도 못하는 새로운 그 누군가를 향해 질투를 불태우지. 헤어진 연인을 향했던 사랑과 정은 애증이란 감정으로 소용돌이치듯 격렬하게 변해간다. 그렇기 때문인지 지금까지의 지난 사랑의 결말은 아련한 추억이나 좋은 기억이 아닌 애증으로 끝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지금도 그러하다.
난 항상 연애는 Cool이 아닌 Warm으로 지향되어야 한다고 주변에 말해오곤 했다. 사귀는 동안 사랑이란 감정의 밑바닥까지 다 내어준 상대에게 어떻게 이별이란 단어 하나에 Cool하게 깔끔하게 잊고 돌아설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별은 항상 더럽고 구질구질하며 그만큼 힘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어쩌면 이 이별의 Cool함이야 말로 이별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간혹 들고 있다.
이별 후에도 그녀의 소식에 귀기울이고, 블로그나 홈페이지등(그리고 최근엔 트위터, 페이스북등)을 찾아가 그녀의 근황을 알아내고, 그리고 괴로워하고. 얼굴을 알지도 못하는 그녀의 새사람을 향해 적의를 불태우고... 분명 나 자신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행동은 아닐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한달 전, 그러니까 헤어진지 두달쯤 되었을 무렵, 그녀는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고 나에게 알려왔다. 가장 오랫동안 사겨왔던 그녀였고, 다른 누구보다도 가장 정이 들었던 그녀였다.
나는 지금도 그녀가 새로운 연인과 함께 즐겁게 웃고 있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스스로를 우울의 구렁텅이로 밀어넣고 있다. 아마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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